슈퍼마켓-건물 옥상-컨테이너 활용 ‘수경온실재배’
전문 회사 속속 출현..식료품점과 파트너십 맺어
기후 조절 가능 생산량 일정..운송비-배달시간 절약
최근 식품 산업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지속 가능한 친환경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고 있다. 친환경은 한때 유행으로 여겼지만 점차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조건에서 우선 순위로 올라섰다. 환경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먹는 음식의 출처를 알고 싶어한다. 이들은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상품 생산과 소비하는 전 과정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의 총량) 사용과 친환경 기업, 식품 포장, 공정 무역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미국 전국 레스토랑연합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0% 이상은 외식 장소를 정할 때 유기농이나 친환경으로 재배된 재료를 이용한 식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성인 10명 중 7명은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 푸드를 이용하는 식당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점과 식당들은 최근 가까운 농장 제품을 구매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 발자국과 쓰레기를 감소시키고 배달 시간까지도 단축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지역 커뮤니티의 발전을 도모하고 농지도 보존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아울러 로컬 푸드의 이용은 신선 식품의 유통 기한이 연장되면서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되고 있다.
이런 친환경 트렌드와 로컬 푸드의 인기는 ‘도시 농업’ 을 전문으로 하는 농업 벤처 기업들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미국 기업 브라이트 팜(Bright Farms)은 2006년부터 비어있는 슈퍼마켓이나 건물 옥상에 수경온실농업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 내 식료품점에 신선한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처음에는 도시의 옥상을 대상으로 이중 비닐을 사용했지만 이내 냉난방과 환기 등 높은 에너지 사용량이 문제가 되었다. 이후 이중 비닐 사용을 중단하고 보다 넓은 공간과 효율성을 높인 친환경 컨테이너를 개발했다. 밤에는 LED 전구를 사용해 연료비를 절약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LED 사용료는 연간 평균 2,600달러 정도라고 밝혔다. 친환경 컨테이너는 기후 통제가 가능하며 실내에서 주로 양상추와 허브류, 토마토, 오이 등 부패하기 쉬운 과일이나 채소를 집중 재배한다.
브라이트 팜은 2011년 8월부터 슈퍼마켓 옥상에서 해당 슈퍼마켓에 유통되는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 브라이트 팜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대표 슈퍼마켓으로 자이언트(Giant) 와 컵 푸드(Cup food), A&P, 마리아노스(Marianos) 등이다. 브라이트 팜은 2013년 1월 펜실베니아 주 로우어 메이크필드 타운쉽에 현지 식품점에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최첨단 온실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재배한 채소는 지역 내 맥카프리(McCaffrey’s) 마켓과 A&P 수퍼프레시 매장에 채소를 납품하고 있다. 이 온실농장에서는 매년 50만 파운드의 농산물을 재배 할 수 있으며 식료품점 외에도 필라델피아 지역의 여러 식당들에 공급된다. 이밖에 뉴욕과 미주리, 오클라호마, 워싱턴 DC에도 추가로 농장을 오픈 하고 있다.
애틀란타 소재 팟 포닉스(Pod Ponics)는 이동식 컨테이너를 이용한 도시 농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동식 컨테이너 안에는 LED 전구를 사용하여 연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컨테이너 천장에 수로를 설치해 온도와 습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했다. 또 다른 업체인 고담그린(Gotham Greens)은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과 파트너십을 맺고 온실 농업에 뛰어들었다. 뉴욕 브루클린시에 위치한 2만 ft² 홀푸드마켓 옥상에 온실 농장을 2013년에 오픈했다. 이곳은 첨단 관개시설을 설치해 기존 재래식 농사보다 20배나 적은 물을 사용하며 프리미엄 무농약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여름이나 겨울 등 계절에 상관없이 농산물이 잘 자라는 기후 조건을 제공하여 항상 일정한 양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도시 농업은 친환경 재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식료품점들도 운송비나 배달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도시 농업 회사들과 파트너십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며 운송 중 발생하는 탄소의 배출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