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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연포장 전문 한인 업체인 플레어(Flair) 서영철 대표를 만나다
식품 연포장 전문 한인 업체인 플레어의 서영철 대표는 북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식품포장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0년간 북미지역 대형 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서대표는 그 누구보다 미국 주류마켓 바이어의 관심사항과 납품 방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서대표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다.
“소비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 잡는 식품포장은 최고의 경쟁력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식품을 담는 봉지일 뿐이다.”
▶ 식품 포장을 정의한다면?
식품포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통기간 동안 제품의 맛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용물이 변질만 안되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2차적인 문제이다. 최종 소비자에게 식품이 전달될 때까지 변질되지않은 것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맛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포장 과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 미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의 포장은 어떠한가?
한국 제품들은 한국에서 유통되는 포장 그대로 미국으로 들어온다. (다만 영어 표기를 위해 일부 스티커 처리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한국 제품들은 동양적 분위기가 많이 난다. 굳이 다른 나라 제품이라고 알릴 필요는 없다. 포장에 제품명이 길거나 지역적 특색을 강조하는 것 또는 과장광고 등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디자인도 동양과 서양(스타일)을 믹스하여 다가가야 한다
식품포장은 회사 이미지+ 브랜드 홍보 효과 1인 3역의 ‘말 없는 세일즈맨’
▶ 한국과 미국 식품 포장의 차이는?
한국은 하루면 전국 모든 지역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장을 단순히 봉지라고 생각한다. 한 예로 한국 출장 중, 마켓에서 고급 필름 재질을 사용한 햄 제품이 눈에 띄었다. 차단성이 뛰어나 유통기간이 2년 정도 가능한데 유통기간이 겨우 2주 밖에 안 찍혀 있었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유통기간이 길면 소비자들은 ‘이 제품에 방부제가 많이 들어 있겠구나’라는 의심을 한다고 한다. 고급 재질을 사용하나 저가 재질을 사용하나 판매에는 영향이 없으니 대다수 기업들이 포장 재질의 개발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양상이다. 그렇다 보니 한국의 식품포장 발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에 진출하려면 대륙 유통을 알아야 한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판매될 상품은 마켓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늦어도 7월 말까지는 구매가 끝나고, 10월에는 배달이 끝나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마다 장기유통에 필요한 제품의 성격에 맞는 포장재가 사용되어야 한다. 미국에서의 유통기간은 정말 중요하며, 바이어들도 유통기간이 짧으면 거래를 꺼려 한다. 북미지역에서 유통되는 포장 디자인은 회사 이미지 및 브랜드를 알리는 기능이 있어 소비자들은 포장만 보고도 제품을 구입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포장 뒷면에 ‘재활용 방법’을 넣어 친환경 회사라는 이미지까지 어필하고 있어 미국에서 식품포장은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도에서 회사 이미지와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까지 1인 3역을 하는 ‘말 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할 수 있다.
▶ 식품 개발에 있어 포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가 되나?
제품마다 다르겠지만 포장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전체 제품 개발비의 10~15%를 포장에 투자한다. 제품 특성에 맞는 재질개발과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으로 일본 식품에 대한 평가는 안전하고 깔끔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미국은 5% 정도를 투자하는데 디자인보다는 기능성을 강조한다. 워낙 땅이 넓다 보니 일본처럼 예쁜 디자인보다는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재질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은 제품 생산에 인건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포장은 5~10% 정도 투자한다.
▶ 식품 포장을 개발할 때의 중점사항은?
미국 마켓마다 다양한 식품 섹션이 있다. 냉장, 냉동, 에스닉 코너 등 이중 어느 곳을 목표로 개발할 것인가에 따라 소비자층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납품을 원하는 미국 마켓(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등)에서 어느 정도 사전 시장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기업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수출한다. 당연히 수출할 때 ‘어느 정도 판매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지만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미국에서도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바이어를 사로잡는 포장이 있다면?
바이어들은 제품을 보았을 때 첫 번째로 소비자 입장에서 보는 법을 교육받는다. 마켓마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대부분 첫인상이 50% 이상을 좌우한다. 코스트코의 경우 창고형 할인매장에 따른 벌크포장이 대부분이라 무조건 큰 사이즈로 가야 바이어의 마음을 잡는다.
▶ 식품포장에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 되나?
FDA에서 포장 재질에 대한 성분분석검사가 들어간다. 보통 이 검사는 2~3개월이 걸리며 검사 비용과 조사기간 동안 발생되는 보관비용까지 식품 판매 업체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또한 검사가 끝날 때까지 해당 제품의 판매는 제한되며, 검사 결과에 문제가 있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해당 업체에 대한 기록이 남게 돼 향후 새로운 제품이 수입될 때마다 FDA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 식품 대기업과 계약 시 조건이 까다롭다고 들었다.
회사마다 요청하는 조건이 다르지만 올해 플레어와 계약한 요플레의 스카우트 파우치 포장을 예로 들겠다. 계약 전에 요플레는 직접 감독관을 파견해 공장 설비를 둘러보고 반드시 무균시설에서 스카우트 포장지가 생산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그래서 공장 일부를 무균시설로 꾸민 후에 계약이 성사되었는데 엄청 까다로운 QC 조건과 작업여건 속에서 스카우트 파우치가 생산되고 있다.
미국 식품 대기업들은 이처럼 포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포장 생산부터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더 나아가 디자인이나 색상 선정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대형 슈퍼마켓들이 대기업 식품을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한 제품이란 신뢰감 때문이다.
차단성 필름은 식품의 부패, 변질 방지 효과
간편식, 신선 및 수산식품, 육가공 식품에 많이 사용
▶ 최근 가정간편식 포장 트렌드는?
가정간편식 트렌드는 30년 전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포장은 고기와 채소,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냉장과 냉동, 건조 형태의 맞춤형 포장이 개발되면 서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가정간편식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첨단 포장 기 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과거에는 포장이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도 였다면 이제는 조리 시간을 단축하거나 별도의 조리 기구 없이 조리할 수 있게 하는 기능적인 영역으로도 확대되었다.
가정간편식 포장 트렌드는 친환경 재질과 재활용 재질, 소포장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식품 안전성에 대해 민감해지면서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 차단성 필름이 많이 사용된다. 차단성 필름은 식품의 부패와 변질을 방지할 수 있어 가정간편식 제품뿐 아니라 신선식품과 육가공, 수산 식품에도 많이 사용된다. 또 포장재 자체가 조리 기능을 도와주는 패키징 기술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제품을 개봉하지 않고도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볼 형태의 파우치가 개발되었다. 조리가 끝나면 파우치 자체를 그릇으로 사용하면 되므로 편리하다.
▶ 미국 진출을 위한 식품포장의 포인트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소비자층과 접근하고자 하는 마켓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재질개발과 현지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 등을 고려하여 포장지를 개발해야 한다. 한국 식품회사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소비자가 먹어만 보면 그다음부터는 계속 살 것이다’라는 자부심이다. 흔히들 이런 생각에 뚝심 있게 밀어붙이지만 소비자가 맛을 보고 인정하도록 하는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현지 실정에 맞는 제품개발과 꾸준한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파워를 키워야 한다. 앞으로 FDA 규정을 통한 식품안전 가이드라인이 계속 강화될 것이다. 이에 맞춰 한국 식품업체들도 보존 기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포장재질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 플레어는 캐나다 캘거리 본사를 중심으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 턴, 위스콘신주, 워싱턴주와 멕시코, 한국 등에 지사와 공장을 운영 중이며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칠레,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에도 진출했다.
플레어는 2014년 한국 최초로 특수필름 공장을 준공해 제조업체로 영역이 확대되었다. 주요 고객사를 보면, 세이프웨이, 요플레, 월마트, HEB, 커클랜드(Kirkland, 코스트코 PB), 네슬레, 잭링크스 등 2,000여 곳과 거래하고 있으며 연간 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플레어는 모든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회사의 기능과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ERP 시스템이 전체 공정에 적용됐으며, 제품의 특성에 맞는 재질개발과 디자인, 컬러관리 시스템(Color Management System, CMS) 등을 통해 색의 명도와 채도까지 관리된다.